6월에 드리는 기도문
6월 기도문
하늘이 높고 투명해지는 6월의 끝자락에 서서, 주님 앞에 고요히 마음을 모읍니다. 바람은 녹음의 향기를 실어 나르고, 해는 긴 낮의 품으로 세상을 안아주지만, 우리의 영혼은 아직 어딘가 멈춰선 채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주님, 한 계절이 또 이렇게 흘러갑니다. 보리 이삭이 누렇게 여물어가는 들판을 지나며 우리는 그동안 걸어온 날들을 되돌아봅니다. 희망보다 무거운 현실이 길 위에 떨어져 있었고, 피곤한 한숨 속에 믿음이 흔들리던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지만 국민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기대와 불안이 엇갈려 있고, 경제는 무너진 토대 위에서 휘청이며 우리의 일상을 흔듭니다.
한 사람의 정치가 이 나라를 바꿀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의 기도가 민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믿기에 우리는 기도합니다. 주님, 권력의 자리에 앉은 자들에게는 정의와 공의를, 겸손과 책임을 허락하시고, 자신의 영광이 아닌 백성의 아픔을 품게 하옵소서. 온 나라가 정치의 피로감과 분열로 지쳐 있는 이때, 화합과 치유의 리더십이 일어나게 하시고, 말이 아니라 행함으로 이 땅에 평화를 심는 자들이 세워지게 하옵소서.
경제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물질의 풍요를 좇다 무너진 구조는 가난한 자들을 더 아프게 짓누르고, 청년들의 미래는 통계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주님, 이 민족의 손에 다시금 노동의 존귀함과 정의의 질서를 회복하게 하시고, 헛된 탐욕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지혜를 배우게 하옵소서. 생존이 전부가 된 사회 속에서 '사람다움'을 잃지 않게 하시고, 가진 자의 탐욕이 아닌 나눔의 풍요가 이 땅에 흐르게 하옵소서.
또한 이 나라의 국방과 안보를 주님 손에 맡깁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땀 흘리며 국토를 지키는 젊은이들의 희생 위에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분단된 조국의 경계선 위에 불안과 긴장이 반복되지만, 주님, 이 민족을 향한 주님의 뜻이 있으시기에 우리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로, 대립이 아닌 복음의 연합으로 이끌어 주옵소서.
주님, 이 땅의 교회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믿음의 공동체로 부르심을 받았지만, 때로 우리는 세상과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왔습니다. 권력과 타협하고, 진리를 가리는 소리에 휘둘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주 앞에 엎드려 회복을 간구합니다. 한국교회가 연약함을 인정하고, 십자가 앞에 다시 서게 하시며, 본질을 회복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숫자가 아니라 순결함으로, 목소리가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증언하게 하시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옵소서.
주님, 6월의 바람은 단지 계절의 전환이 아니라, 우리 삶의 깨어남이 되게 하옵소서. 한 해의 절반을 지나며, 남은 시간들을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작은 결심을 기억하여 주시고, 늘 동행하시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가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하옵소서.
고요한 밤, 별 하나가 속삭이듯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그 말씀 하나로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소망합니다. 주님,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며 붙드시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새 힘을 주옵소서. 모든 절망 속에서도 기도하게 하시고, 기도 가운데 주님의 손을 느끼게 하옵소서.
삶은 언제나 불완전하지만, 주님의 사랑은 완전합니다. 그 사랑으로 이 여름을 지나게 하시고, 열매 맺는 계절을 향해 다시 한 걸음 걸어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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