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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월요일에 드리는 기도

하가다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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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고난주간의 두 번째 날,
종려 가지의 환호가 채 식기도 전에 저는 오늘, 주님께서 성전을 향해 걸어가시던 그 이른 아침의 침묵을 생각해 봅니다.
그 발걸음엔 고요가 있었고, 동시에 불타는 불꽃이 숨어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주의 열심은 그날 성전 마당을 뒤흔드셨고, 그 격렬한 의로움 앞에 상인들의 탁자와 욕심의 동전들은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저는 오늘 그 마당에 서 있습니다.
자리를 깔고 팔고 있었던 장사꾼처럼, 저도 마음 한켠에 작은 성전 하나 세워두고, 그 안에서 나만의 안전을 사고팔았습니다.
기도보다 계산을, 예배보다 체면을, 진실보다 관습을 들여놓았던 저의 속마당을, 주님은 오늘도 조용히 정화하시려 다가오십니다.
저는 얼마나 많이, ‘거룩’이라는 말로 나의 위선을 포장하고, ‘경건’이라는 겉옷으로 마음의 장사를 해왔는지요.
기도는 소통이 아니라 장황한 말로 바뀌었고, 예배는 살아있는 생명 대신 죽은 의식으로 굳어갔습니다.

주님, 오늘도 저의 성전은 복잡한 장터 같습니다.
하나님과 거래하려는 생각들로, 열심히 봉사함으로 복을 얻으려는 욕망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비교하는 자만으로 가득 찬, 소란한 장터 말입니다.
그 소리 가운데는 기도하는 자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성령의 미풍은 냄새 가득한 제 욕심의 연기 속에 가려지고 맙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은 그런 성전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상인들의 의자를 엎으셨고, 돈 바꾸는 자들의 판을 뒤엎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의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
그 말씀 앞에 저는 오늘 두려움과 감사 사이에 엎드립니다.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그날처럼 오늘도 제 마음의 판을 뒤엎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사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여전히 내 안의 성전을 포기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 주의 열심이 내 안에도 타오르게 하소서.
내 속의 모든 허튼 제단을 무너뜨리시고, 다시금 진리와 영으로 드리는 예배를 세우소서.
내 영혼이 기도하는 자의 집이 되게 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음성을 기다리는 성소가 되게 하소서.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복잡해도, 주님 앞에 무릎 꿇는 그 자리를 잃지 않게 하소서.
기도가 내 생명의 호흡이 되게 하시고, 찬송이 내 영혼의 언어가 되게 하옵소서.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겉으로는 열심 있는 것 같지만, 속은 장사로 가득 찬 성전과도 같은 제 자신을 회개합니다.
내 중심에 주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건물과 찬양이 있다 해도, 그곳은 주님께서 탄식하시며 눈물 지으셨던 성전일 뿐임을 압니다.
주님, 저의 영혼에 다시 들어오셔서, 뒤엎으소서.
판을 다시 짜시고, 주님의 질서로 저를 재건하여 주옵소서.
무너뜨리심이 곧 살리심임을 믿사오니, 주님 마음껏 무너뜨리시고, 다시 일으켜 세우소서.

오늘, 고난주간 월요일.
당신은 기도하는 자의 집을 회복하셨습니다.
주님의 그 분노가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압니다.
그것은 사랑의 분노였고, 고통의 회복이었습니다.
오늘 제 삶 가운데도 그러한 회복이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주의 열심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골방에도, 무너진 예배 가운데도, 식어버린 기도 속에도, 주님의 열심은 찾아오시고, 흔드시고, 살리십니다.
주님, 그 열심을 제가 두려움이 아닌 소망으로 맞이하게 하옵소서.
저를 기도의 사람으로, 예배의 사람으로, 순전한 성전으로 다시 빚어 주옵소서.

이 모든 기도를 나귀를 타시고 겸손히 오셨지만, 성전에서는 사자의 눈빛으로 진리를 선포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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