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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장소

하가다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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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표식도 없는 사진이 있다. 그런 사진을 볼 때 기억이 선명한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만약 사진 안에 단서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틀 전 혼자서 열심히 걸었던 도심의 산책로. 처음 걷는 길이었다. *에내려온지 어연 2년이 다 되어간다. 2달만 채우면 24개월이다. 그럼 지금은 22개월인가? 시간은 그렇게 빨리 흘러간다.

 

분주한 일상 때문 어딜 가보질 못하지만 가끔 시간을 내어 골목길 산책을 한다. 골목길  산책을 산책을 대로의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대로변은 빨간불 초록불. 앞차 간의 간격, 속도 단속 카메라 등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골목길은 속도가 1/20 정도로 떨어진다. 앞차도 없고 뒤차도 없다.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달리고 싶으면 달려도 된다.

 

기억의 모퉁이에 자리잡은 어느 풍경 어딜까? 언제더라? 기억이 가물거린다. 어디선 본 듯한 풍경.

풍경은 기억에 드리워진 추억으로 해석된다.

바람이 분다.

천천히 걷는다. 

그냥 걷는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네 잎 클로버가 있을 거야... 그래 있었다.

누군가는 오래봐야 예쁘다고 했다. 삶이란 어쩌면 천천히 오래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소중함을 알고 가치를 알고 존재의 의미를 아는 것. 그것은 천천히 들여다 보는 것. 장소의 기억은 바로 그곳에 머물 때 가능한 것이리라.

농익은 시간처럼, 기억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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