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을 맞이하며 드리는 결단의 기도문
종려주일을 맞이하며 드리는 결단의 기도문
영원한 왕이시며 어린 양으로 오신 예수님,
종려주일 아침에 우리는 다시금 주님의 나귀 발굽 소리를 듣습니다. 찬란한 환호와 호산나가 울려 퍼지던 예루살렘의 거리 한가운데, 세상의 왕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입성하신 주님의 발걸음을 묵상합니다.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겉옷을 길에 깔며 환영했지만, 주님은 오히려 조용히, 그리고 담담히 죽음을 향해 나아가셨습니다.
주님, 그 길이 영광의 길이 아니라 고난의 길임을 알고 계셨기에, 우리는 더욱 주님의 발걸음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사람들의 기대처럼 세속의 왕좌를 향해 가지 않으시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셨던 그 날의 용기와 순종,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을 기억합니다. 세상이 두려워하는 것을 주님은 기꺼이 지셨고,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죄의 무게를 홀로 어깨에 짊어지셨습니다.
오 주님,
주님의 겸손이 우리를 일으키고, 주님의 채찍 자국이 우리를 고치며, 주님의 피 흘림이 우리를 의롭다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감당할 수 없는 은혜입니까. 세상의 심판대가 아닌, 나무로 된 십자가 위에서 벌거벗김 당하신 주님의 수치 속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흘렀고, 못 박힌 손과 발 사이로 영원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종종 그 은혜를 값싼 감동으로 바꾸고, 구원의 감격을 잊은 채 살아갑니다. 입술로는 주를 따르겠다 하지만, 현실의 무게 앞에서 주님의 고난을 외면하고, 안락한 믿음 안에만 머물기를 원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나의 것으로 품지 않고, 남의 이야기처럼 여겼던 저희의 냉랭한 신앙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종려주일을 맞아 우리가 다시 결단합니다.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겠습니다. 주님의 눈물이 우리의 기도가 되게 하시고, 주님의 피가 우리의 헌신이 되게 하옵소서. 날마다 나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제자의 길을 걷게 하시고, 세상의 조롱과 손가락질 앞에서도 주님의 이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담대함을 허락해 주옵소서.
주여, 우리의 삶이 종려 가지가 되게 하소서. 주님을 높이며 흔들리는 찬송이 아니라, 주님의 길을 깔아드리는 낮은 겸손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삶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 되게 하시고, 우리를 통해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지는 구속사의 역사가 오늘도 이어지게 하옵소서.
어린 나귀를 쓰시듯, 연약한 우리도 주님을 위한 도구로 써 주옵소서. 영광은 주께, 고난은 주께, 구원은 오직 주님께 있사오니, 이 종려주일 아침 우리의 심령이 다시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 예배하게 하시고, 온 존재로 주님을 따르겠다는 고백을 드리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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